meta name="naver-site-verification" content="577b8ef413b228b8045feff917a229419ec04aa3" /> [내게 무해한 사람] 최은영 소설 2018 21🗼709 :: IRA♧

IRA♧

순수한 열정을 닮고 싶은 배움쟁이

  • 2023. 12. 5.

    by. ariariari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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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게 무해한 사람] 최은영 소설

      문학동네 2018/1984년생 경기광명 고려대국문학과

       

      그 여름
      1
          형광 색소가 잔뜩 들어간 삼백원짜리 슬러시를 마시면서 읍내를 걸었다
      ; 슬러시에 형광 색소가 잔뜩 들어가 있구나 아, 꿀팁 감사 🙏

       

       

      601, 602
          엄마는 거짓말을 했어. 엄마는 늘 친구를 도와야 한다고 했지. 옳은 일을 해야 한다고

          그리고 그해 가을, 효진이는 칠곡으로 떠났다

      지나가는 밤
          "너희 엄마는 일당백이야."
          엄마는 휴일이 되면 죽은 사람처럼 내리 잠만 잤으니까

         주희 윤희
          어린 시절은 다른 밀도의 시간 같다고 윤희는 생각했다

         "마음속으로 언니에게 말했던 적이 많었어. 가끔은 엄마에게도 말했지
          초가을 이었지만 새벽공기가 쌀쌀했다

       

       

      모래로 지은 집
       1
         얼굴이 없던, 글로만 존재했던 사람이 내 눈앞에서 순대를 먹고 병맥주를 마시는 모습이 신기하기도 했다

         "너희랑 있으면 편해. 사람들이랑 있으면서 어떻게 이렇게 편할 수 있지? 그런 생각도 들고. 이게 얼마나 갈까?"
          10월의 밤바람이 찼다

          이해라는 것. 그건 어떻게든 살아보겠다고 택한 방법이었으니까
          네가 뭘 알아, 네가 뭘. 그건 마음이 구겨져 있는 사람 특유의 과시였다

         나의 선택으로 공무를 만났고, 일상을 나눴고,  내 마음이 무슨 물렁한 반죽이라도 되는 것처럼 조금씩 떼어 그애에게 전했으니 공무는 나의 일부를 지닌 셈이었다
          사람이 궁금하고, 사람의 마음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알고 싶다면서. 타고난 부분이 바뀌지는 않겠지만 같은 일을 경험하더라도 해석하고 반응하고 회복하는 방법은 달라질 수 있다고 믿는다고 했다

       

      3
          어떻게 그렇게 긴 글을 수시로 썼는지 지금으로서는 이해할 수가 없다. 그러나 돌이켜보면 그 편지들이 그 시절의 나를 구해줬던 것 같다

       

       

      고백
          수사: 남자 수도자를 수사, 여자 수도자를 수녀라고 한다
          감실(龕室): 안에 성체가 모셔져 있음을 알리는 등, 감실이라는 말은 본래 신주(神主)나 불상(佛像) 등 종교적으로 신성시되는 중요한 물건을 보관하는 방이나 사당 등의 공간을 이르는 말이었다

      손길
          기갈: 정말 너무 굶주려서 먹을 것을 원한다는 사전적인 뜻
        - 산다는 건 이상한 종류의 마술 같다고 혜인은 생각했다
        - 흰색 맨투맨 티에 기다란 시폰 치마를 입은 연주자

       

          숙모, 잘 지냈어요.
          여자를 바라보는 혜인의 얼굴에 아주 희미한 빛이 내렸다

       

       

      아치다에서
          쉬폰 블라우스: 시폰(Chiffon)은 프랑스어로 '넝마조각' 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아이슬란드의) 에이야퍄들라이외퀴들 화산이 대폭발하기 열다섯 시간 이십 분 전이라는 것을 알지 못했다
          꽃대를 솎는 속도가 나보다 더 빨랐다

          예배당에는 작은 고상 하나가 걸려 있었다:
      우리가 흔히 '십자가에 못 박힌 예수의 수난을 그린 그림이나 새긴 형상'을 '십자가상'이라고 하는데, 이는 잘못이다. '십자고상(十字苦像)'이 바른말, 그냥 '고상(苦像)'이라고도 한다는 것도 알아 두자

          앵클 부츠: ankle boots 발목이 복사뼈까지 깊이의 장화를 말한다

          그러나 한심하게라도 살기까지 얼마나 힘을 내야 했는지

       

          자기 마음을 위로조차 하지 못할 때의 속수무책을 나도 알고 있어서

          십육 인실 도미토리 침대에 누워서 데미안 라이스를 들었다



      해설 - 끝내 울음을 참는 자의 윤리 강지희(문학평론가)

          섬세한 따뜻함, 이 시대가 망각해가는 감정의 결을 섬세한 손으로 발굴

          작가의 힘은 이 세계를 쓸쓸하지만 투명하게 빛나는 곳으로 비춰낸다

       

      작가의 말 - 쉽게 말고 어렵게, 편하게 말고 불편하게 글을 쓰는 사람이 되고 싶다

          나를 지켜보고 계실 할아버지께 사랑한다고 말하고 싶다. 2018 여름 최은영

       

      ; 18년간의 몸 담은 직장에서의 퇴사, 근 몇달 동안 1독을 못한 책에 대한 목마름

        요새 계속 알고리즘 북튜브 영상을 접하고 다시 이렇게 종이 위의 까만 글씨와 작가의 마음과 세상과 연결되어 있으니 무한한 평안함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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