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ta name="naver-site-verification" content="577b8ef413b228b8045feff917a229419ec04aa3" /> [작은 위로] 이해인 시집 열림원 18🌊706 :: IRA♧

IRA♧

순수한 열정을 닮고 싶은 배움쟁이

  • 2023. 8. 18.

    by. ariariari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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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은 위로] 이해인 시집/ 열림원

      2002

      서강대학원에서 종교학 전공, 필리핀 세인트 루이스 대학에서 영문학 전공, 현재 올리베따노 성 베네딕도 수녀회에 몸담고 있다

       

      나무의 자장가 -

       

      밭도 아름답다 -

      바다는 물의 시지만

      밭은 흙의 시이다

       

      아침의 향기 -

       

      마늘밭에서 -

      마늘이 익어가는

      엄마 같은 흙 속에 얼굴을 묻고

      실컷 소리 내어 울고 싶을 때가 있네

       

       

      어느 조가비의 노래 -

       

      꿈일기 2-

      누구에게나

      물 한 잔 건네는

      그런 마음으로

      목마른 마음으로.....

       

      아픈 날의 일기 -

      자기가 직접 아파야만

      남의 아픔 이해하고

      마음도 넓어진다던

      그대의 말을 기억하면서

       

      울면서도 웃었던 순간

      아파도 외로워하진 않으리라

      아무도 모르게 결심했지요

       

      상처를 어루만지는

      나의 손이 조금은 떨렸을 뿐

      내 마음엔 오랜만에

      환한 꽃등 하나 밝혀졌습니다

       

      부고 -

      부고를 접할 적마다

      나도 조금씩 죽어가는

      소리를 듣네

       

      어느 무희에게 -

      고단한 삶의 여정에서

      몸과 마음이 무거운 우리에게

      잠시나마 가벼운 자유의 날개를 달아주는

      참 고마운 사람

      처음 보아도 낯설지 않은 아름다운 사람

       

      가을에 밤을 받고 -

      정성껏 만나는 그 간절한 사랑을

      눈물겨워하며 밤 한 톨 깎아

      가을을 먹습니다

       

      장독대에서 -

      우리와 함께

      바다를 내다보고

      종소리를 들으며

      삶의 시를 쓰는 항아리들

       

      간장을 뜨면서

      침묵의 세월이 키워준

      겸손을 배우고

       

      고추장을 뜨면서

      맵게 깨어 있는 지혜와

      기쁨을 배우고

       

      된장을 뜨면서

      냄새 나는 기다림 속에

      잘 익은 평화를 배우네

       

      마음이 무겁고

      삶이 아프거든

      우리집 장독대로

      오실래요?

       

      발문 - 때때옷에 때만 묻힙니다, 윤제림(시인)

      : 어린이들에게 그렇듯이 수녀님에겐 삼라만상이 하나의 가족입니다

          수녀님의 시는 '자연과 인간이라는 대가족을 위한 동심의 기도'입니다

          수녀님은 혼자 있어도 혼자라고 생각하지 않을 분인 것만 같습니다

       

      ㅡ<빨래를 하십시요> 전문

          해인 수녀님의 시들은 하찮고 사소해 보이는 것들 속에 행복이 들어 있다는 평범한 진리를 새삼스레 깨우쳐줍니다

       

      ㅡㅡ

      시는 언어의 꽃이다, 마음의 꽃이다, 언어의 노래이다, 마음의 노래이다

          지친 마음을 달래주는 작은 위로이다, 거대한 치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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