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ta name="naver-site-verification" content="577b8ef413b228b8045feff917a229419ec04aa3" /> 임오년의 備忘錄 | 수필작 별 2012.05.12 05:00 :: IRA♧

IRA♧

순수한 열정을 닮고 싶은 배움쟁이

  • 2019. 5. 7.

    by. ariariari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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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ttp://blog.daum.net/gawoul/16140339



      임오년의 備忘錄

       

           박가월

       

      어른들은 세월을, 흐르는 물과 같다고 했다.

      예전에는 그 말뜻을 몰랐다. 임오년 말()해가 가면 아! 벌써, 나는 이룬 것도 없이 불혹의 숫자 끝자락에 걸리었구나. 세월이 화살과 같이 지나간다. 어린 시절 어머니에게 어리광을 부리고 소꿉동무 순이와 놀던 그 마음이건만 예전의 그 모습은 간데 없다.

      청춘 시절에는 나이를 빨리 먹어야지(!) 하며, 연말연시를 즐겁게 보내고 맞이하며 거리를 행복처럼 누비고 다니지 않았던가.

      뒤돌아보면 아쉬운 그리움이다.

       

      개인적으로는 올해가 보람 있게 지나간다. 가는 시간이야 다른 해와 마찬가지겠지만 뜻 깊은 한 해였다.

      작은딸 설아의 여섯 살 때의 대화가 생각난다.

       

      아빠, 공부해?

      !

      회사에서 공부하래?

      아니야.

      그럼 왜 해?

      , 아빠가 좋아서 하는 거야!

      !

       

      이 말을 주고받은 지 10년의 세월이 지나갔다(일기장).

      딸아이가 보는 아버지는 매일 책을 보고 글 쓰는 모습을 안쓰럽게 본 것 같다. 아버지가 좋아서 한다니까 수긍은 했겠지만 오늘날까지 매달려 소득 없이 글을 쓰며 책과 씨름하고 있다.

      내가 좋아서 하는 것이니 보람은 있다. 나름대로 올해는 수확을 거두었다. 월간지에 늦깎이 등단하여 [인간의 탐구]라는 장시까지 발표하고, 인터넷 문학 활동도 활발하게 하고 있다.

      직장에서 열심이 일을 하다보니 포상으로 해외여행도 다녀왔다. 박봉에 내 능력으로는 언감생신 엄두도 못 낼 여행이다. 가을로 접어들면서 문화학교(저작권법)를 등록하여 3개월 이수하였다.

      월간지 두 종을 주문하여 받아 보고, 장편소설 [한강]도 읽었다. 한강은 나의 성장기 6080년대가 재연되는 것 같아 새삼 지난날을 일깨워 주었다. 시집도 사 보고 선물도 하고 선물을 받기도 하였다. 사랑과 이별의 시련도 겪었다. 무엇보다도 큰딸 항아가 권하는 책을 두 권을 읽었다. 그 이후로 큰딸과 대화가 잘 이루어진다.

      문우 모임에 나가 시 낭송도 하고, 문우들과 교우하여 좋은 한 해로 기억될 것이다. 새해에도 올해만큼만 수확을 거두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지나간 시간은 아쉽다. 깨닫고 실천에 옮기는 것은 늦었지만 안하는 것보다 시작하면 빠른 것이니 시작하리라.

      생활의 굴레에서 바쁘다는 핑계로 모든 것을 포기하고 살았다. 올해는 시간을 내어 하고 싶은 것을 과감히 시작하였다. 마음만 먹으면 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역설적이지만 바쁠수록 시는 더 많이 써진 것 같다. 노력하면 안 되는 것이 없으리라.

       

      나라 안도 국민의 성원으로 월드컵을 잘 치렀다. 붉은 악마의 화려한 연출은 나라 안팎의 자랑거리였다. 여중생 미선효순의 미군 장갑차 사건은 슬프다. 우리가 스스로 참여한 촛불 시위는 또 한 번 감격이고 국민의 저력이었다. 대통령선거도 치렀으니 반복되어 온 고질적인 병폐를 일신하여 비리 없는 사회와 당쟁 없는 정치를 기대한다.

      다사다난했던 한 해를 보내고, 다가오는 계미년은 다시 한 번 국민이 참여하는 깨끗하고 아름다운 사회를 일어 세우자.

       

       

      2002.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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