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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남자의 한달생활비내역보고
박가월
1아내는 쥐어짜더군
한 달 월급이 쥐꼬리 만치라고
먼저 기가 죽어 용돈을 팍팍 달라고
손을 내밀 수도 없지. 요즘 남자들은 불상해
벌어다 주고도 끽소리 못한다고
나같이 능력 없고 무능한 인간 탓이겠지
어떻게 보면 노예나 다름없다고
월급은 통장으로 들어가
닭 모이 주듯 질금질금 타 쓰니 말이야
예전에는 작은 차라도 타고 다녔지만
기름 값이 만만치 않아 집에 반납하고
전동차를 타고 다니지
한 가지 좋은 점이 있더군
책을 많이 접할 수 있다는 장점이야
요즘 친구들 만나기도 힘들어
술 한 잔 제대로 사주지도 못하니 말일세
경조사는 왜 그렇게 많은지
인간관계는 안할 수도 없지 않은가
집에 손을 내미는 것도 한계가 있고
쥐꼬리에서 떼어주는데 간에 기별은 안가지
쥐 눈물만큼 던져주고는 알아서 하라는 식으로
일방통행이야, 죽을 쑤든 죽을 끓이든 알아서 하라는데
어디에다 하소연을 하겠는가
이 시대에 태어난 세상이 원망스러운 거지2
이게 내가 쓰는 한달 기본 내역이라네
전철요금 이천이백원 66,000원
점심식사 삼천원 70,000원
커피 하루 두 잔 사백원 12,000원
휴대폰요금 할부까지 50,000원
효도비 30,000원
모임 20,000원
이발비 8,000원
월간지구독료 19,000원
경조사비 50,000원
술값 50,000원
잡비 30,000원기본이 이렇지 않은가 싶네
이것(405,000)만 들어가겠나. 들어보라고
교통비는 한 달로 계산한 거지
생기는 것은 없어도 갈 데는 많더군
이것도 적게 쓴 거야. 기준이 없거든
커피야 안 먹을 수 있지만 왜 그런 거 있잖나
분위기도 잡고 그런 거 말이야
직장에 자판기 커피가 싸니까 다행이지
월간지를 체면 때문에 한때는 다섯 권도 봤지만
줄이고 실속을 차리기로 했어,
여기에다 가끔 책을 사보기도 하지
어머니 효도 비는 오래전부터 책정해
통장으로 들어가는데 올려드리지 못하고 있네
지금은 아주 적지만 그때는 큰돈이었지
어쩌겠나, 이렇게 빈약하게 산다네
경조사는 한 달 한건 기준을 적은 거야
건수를 알 수가 없잖은가, 없는 달도 있으니
친척이라도 걸리면 이것만 들어가겠나
친하지 않은 친구는 안면 몰수라네
술값은 말 안하는 게 날 것 같네 그려
친구들 지인들 만나면 이것만 쓰겠나
그 비용이 제일 많이 들어갈 걸세
아내가 알면 용돈이 뚝 잘린다네
와이셔츠는 못 사 입어도 술값은 나오더군
한 잔 사면 안 살 수도 없잖은가
누가 말했지, 밑 빠진 독이라고. 하하
집에다는 허구한 날 얻어먹고 다니는 거야
매일 술 사는 양반도 바보라고 하더군
잡비도 있어야 되네. 간식, 음료수 등 꽤 들어가
그나마 담배를 안 태우는 게 다행이지
이게 인생인가 싶네. 안달하며 산다는 것이.
2005.6.26.------------
공감하고 갑니다.BeeHoney 님 의도적으로 쓴 것입니다. 이런 시는 어떨까! 3곳의 싸이트에서 인기를 좀 얻었습니다. 어느 기자가 미주지역의 한이 싸이트에도 올려 주셔서 그런대로 성공한 작품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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