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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에게
박가월
나의 사랑은 불붙었습니다
나의 마음에 사랑이 불꽃으로 활활 타오르고 있습니다
우리는 알맞게 사귀어야했습니다
이별하기에는 너무 늦었습니다
나의 마음은 그대에게 가 있습니다
그대 생각에 점령되어 버렸습니다
나의 마음과 몸은 언제부턴가 그대에게 일임되었습니다
나는 그대에게 맡겨진 목숨
나의 영육(靈肉)을 헤집어 놓은 그대
우리는 서로 헤어질 수 없는 서로의 운명을 짊어졌습니다
「그대는 나만을 사랑하는 거예요」
그대가 내게서 이탈한다면 나는 죽은 목숨에 망나니……
그대 또한 편치 않으리오.
198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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