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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여행
박가월
그래, 혼자서 떠나리라
은행잎이 몇 개 남은 가지 끝에
햇살이 머무는 어느 山寺산사
한적한 법당의 뜨락 뒤켠에서
내 자신의 과거를 찾으리라
뒹구는 낙엽처럼 흘러간
내 인생의 추억을 주워 모으리라
알뜰히 주워 자서전을 엮으리라
아름다운 추억만을 줍지는 않겠다
고독한 삶을 영위한 인생과
내 잘못으로 인하여
남에게 상처를 준 도뢰圖賴를
거짓 없는 참회의 글로 남겨 두리라
훗날 아들 딸들이 보고
떳떳하지 못하다고 부모를 배척해도
진솔한 나를 보여 주고
아들 딸들은 부모의 그릇된 부분을
꼬집어 되풀이 그 전철을
밟지 않는 종지부에 내가 희생되리라
비겁한 인격에 손가락질을 당해도
자식이 올바르면 됐음이라.
[월간 문학21 발표 2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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