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ta name="naver-site-verification" content="577b8ef413b228b8045feff917a229419ec04aa3" /> 친구들의 신년회 view 발행 | 수필작 별 2013.02.11 06:30 :: IRA♧

IRA♧

순수한 열정을 닮고 싶은 배움쟁이

  • 2019. 5. 2.

    by. ariariari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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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ttp://blog.daum.net/gawoul/14033155



       

      친구들의 신년회


                   박가월

       

       

      지난 구랍에 친구아들 결혼식에서 시골(고향) 친구와 서울 친구가 만났다. 시골 한 친구가 시골에서 돼지 한 마리 내놓을 테니 서울에서도 한 마리 내놓고 신년회를 하잔다. 가을에 돼지를 잡아 시골 친구끼리 바비큐를 해먹었더니 마음이 걸린다는 것이다.

      서울에서 좋다고 하여 예식장 뒤풀이에서 이루어졌다. 시골 한 친구가 책임지고 돼지 한 마리를 내놓기로 하고, 서울에서도 한 친구가 책임지고 돼지 한 마리 내놓기로 했다. 드디어 신년 그날이다.


      서울 친구들이 모여 기차를 탔다. 개인적으로 내려가는 친구들을 합쳐 서울에서 15명이 내려갔다. 그리고 고향과 가까운 도시 친구들이 모인다. 장소는 행정도시가 들어서는 부근 미호천 들녘, 친구가 농사짓는 비닐하우스 복숭아밭에서 모이기로 했다.

      시골 한 친구가 차를 가지고 기차역으로 마중 나왔다. 서울 친구들이 도착했을 적에는 돼지 한 마리는 도살되어 바비큐통이 돌아가고 있었다.


      바비큐통은 10년 전에 시골 친구들이 거금 백만원을 주고 만들었는데 친구들이 단체로 모이면 트럭에 싣고 방방곡곡 어디든 가서 돌린다. 특히 동창 모임을 무창포에서 가졌는데 전국 각지에 흩어진 친구 80여 명이 모인 동창 단합대회 때도 바비큐통은 돌아갔다. 일부가 막 구워져 갈매기살이라고 꺼내어 한 잔씩 돌았다. 돼지를 잡는 친구, 구경하는 친구, 이야기하는 친구들이 어우러졌다. 전체의 모임은 아니지만 서울, 대전, 천안, 청주, 조치원 등지에 사는 친구들 30여 명이 모였다.


      친구들이 참석하면서 여자 친구가 김치를 담아오고 딸기와 귤, 소주 음료수, 떡, 맥주 등 아주 먹고 즐기고 남을 정도로 푸짐하게 들고와 쌓였다. 한 친구는 친구들 맛보라고 생사슴 고기를 거져와 바비큐통에 돌렸다. 추운 날씨에 비닐하우스는 따듯했다.

      넓은 하우스에는 낮게 옆으로 누워 뻗은 복숭아 나무에 새눈이 움틀 준비를 하고 있었다. 2월 말쯤이면 복숭아꽃이 핀다고 꽃구경을 하러 오란다. 그때는 다른 계획을 세워 꽃놀이를 하자고 제안한다. 춥다고 들어와 요가를 하는 친구에게 기초적인 요가를 배우는 친구, 바깥에서는 모닥불을 피워놓고 둘러 서서 못 나눈 이야기를 하는 친구, 한쪽에서는 음식 준비에 바쁘다.


      시골에 남아 농사를 짓는 친구들은 특수 장물을 하여 도시의 월급쟁이보다 생활이 여유롭게 산다. 고기를 실컷 먹고 친구들과 어우러져 늦게 까지 놀다가 헤어질 때는 남은 고기를 동불리(同分利)하여 다섯 여섯 근씩 싸가지고 갔다. 고기야 서울에도 있고 부산에도 있지만 친구들과 어우러져 먹는 맛은 다르다. 

      친구 자식들이 하나 둘 결혼하는 시기, 아직 삶의 고단함이 끝나지 않았다. 바쁘게 사는 일정 속에서도 친구가 불러주고 찾아주는 것이 얼마나 기쁜 일인가. 이런 와중에 삶의 활력을 이끌어 내는 소중함이 있으니 이 또한 얼마나 행복한 만남인가. 친구야, 또 만날 일을 만들자꾸나.

       

       

      2008.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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