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ta name="naver-site-verification" content="577b8ef413b228b8045feff917a229419ec04aa3" /> 어제와 오늘의 이어진 생일파티 view 발행 | 수필작 별 2012.11.26 05:00 :: IRA♧

IRA♧

순수한 열정을 닮고 싶은 배움쟁이

  • 2019. 5. 3.

    by. ariariari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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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제와 오늘의 이어진 생일파티

       

                      박가월

       

      어제는 文벗이고 술벗이며 팬님의 생일날이었다(12월 26일). 우연히 가월 생일날에 초대 아닌 초대로 생일을 챙기게 되는 유래가 되는 것인가.

      1차로 정해진 커피숍에서 문우님들을 만나기로 했다. 가월이 여섯시에 선물을 사들고 찾아갔을 땐 마시인님이 먼저 와 기다렸다. 그리고 오작가님이 뒤따라 들어와서 커피를 주문하여 셋은 마시며 박시인님을 기다렸다. 얼마를 기다려 박시인님이 오고 커피를 추가로 시켜 얘기를 나누다, 온다는 님 두 분은 연락도 아니 와 마냥 기다릴 수 없어 서울대입구역에서 신림동 등심 집으로 자리를 2차로 옮겼다.

      등심과 술을 시켜놓고 박시인님은 자랑할 만한 선물을 가져왔는지 펴보자고 하여 선물상자를 열었는데 장난이 아니었다. 오작가님은 뿅 갔다. 매일 생일잔치만 하면 빌딩은 한달 안에 살 것 같은 기분이었다. 오작가님은 좋아서 싱글벙글 크게 벌린 입을 다물지 못하고 기분이 좋아 술을 막 가져오라 하고 등심 먹는 돈이 아깝지가 않아했다. 얼근하게 취해서 3차로 생맥주집으로 갔는데 술을 이렇게 많이 가월도 먹어본 적이 없었다.

      오작가님은 가월의 시를 얼마나 깊숙이 꿰뚫고 있던지 시의 흐름까지 알고 있었다. 지적도 해준다. 처음 마시인님의 소개로 만날 때는 팬이라며 만난 것이 문우이고 술벗이며 좋은 친구로 생일까지 오고가게 되었으니 누가 이런 인연이 될 줄이야.

      술은 몇 순배 돌아가 참석하기로 한 님이 그때 도착하여 처음 인사를 나눈 님은 헬스클럽 女관장님이었다. 가월의 팬이라고 인사를 하였는데 내 카페뿐이 알 수 없어 하기 좋은 말을 던졌으리라. 문학에 취미가 있고 시를 보고 참석하고 싶은 자리라 오작가님의 소개로 오게 되었다. 태권도가 5단인 女관장님은 마시인님의 집요한 신고식을 톡톡히 받고 모임 아닌 모임에 가입이 되어 술 모임에 자주 만나기로 하였다.

      다섯님이 부어라 마셔라! 집에 가는 것은 틀려버렸다. 집에 가려면 열한시 쯤, 지금 일어나야 하는데 겨울 밤바다를 보러 가자는 등 분위기상 유혹을 떨쳐버리고 빠져 나갈 수가 없어 집에다 전화를 했다.

      쉽게 써먹는 편법으로 돌아가지도 않은 고향친구 아버지를 팔아 그곳에 친구들과 내려갔다 새벽에 집에 도착한다 하자, 마누라 왈 [때맞추어 초상도 잘도 난다]며 어떻게 노는 날을 맞추어 초상이 잘도 나느냐고 못 믿는 투로 넘어간다. 알고도 모르는 척하는 것일까. 거짓말 전화는 통과하였다. 님들도 각자 해결한 상태이다.

      허락을 받은 터라 집에 가는 것은 잊었고 바다 구경을 가자는 들뜬 마음으로 얘기하다 서산에 문우님과 전화통화 하니 심하지 않은 교통사고로 병원에 입원하였다 하여 쾌유를 빌면서 바다의 이야기는 사라졌는데 생맥주집에 갑자기 라이브 카페인 양 기타반주에 생음악이 흘러나온다.

      우리는 젊은 시절 통기타시대의 노래에 휩쓸려 기타 치는 중년 남자 두 분과 어울려 우리시대의 향수가 베어있는 노래를 부르며 밤은 깊어갔다. 기타 치는 두 남자는 이 부근에 사는 손님인데 자주 와서 분위기 있는 노래를 불러주곤 하여 손님들에게 사랑을 받고 같이 어울린다고 한다. 지배인도 끼어 여덟 명이 우리시대의 이야기와 노래를 부르며 얼마를 놀았는가, 우리 일행만 남게 되었다.

      술은 원도 없이 먹다 지쳤는데도 또 노래방을 4차로 가기로 했다. 집에 가기도 어중간한 시간이라 갈 곳도 마땅치 않아 노래방에서 한 시간 반 정도 놀고 나오니 새벽 다섯 시이다. 다섯 명은 각자 갈 길로 혹은 같이 택시타고 흩어져 전동차를 타고 집에 도착한 시간은 새벽 여섯시 반이었다. 술에 절어서 집 현관 앞에서 전화하니 아내는 문을 열어주고는 믿는지 마는 지 아무 말 없이 또 자러 들어간다.

       

      한심 자고 나니 아이들은 학교에 가고 아내가 외출하려고 준비하는데 기회다 싶어 점수 좀 따려고 집안일은 팽개쳐 하지도 않던 일을 한답시고 얼마 전부터 물이 새는 보일러를 고친다고 설치고 나서니 하는 폼이 미덥지 않았던지 가만히 있는 것이 도와주는 거라고 한마디 던지고 나선다.

      인생은 속고 속아주는 것인가. 삶은 알다가도 모를 얽힌 미로 속에 산다.

       

       

        2003.12.31(12월 26일).

       

        강남 딱정벌레 LP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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