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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을 보는 할머니
박가월
이십여 년 전동차를 타고 출퇴근한다
전동차 안에서 책 보는 할머니는 없었다
오늘 신기하게 처음 보았다
소설도 아닌 시집을 할머니가 본다
“할머니 책을 보시는데 돋보기도 안 쓰고 글씨가 보여요”
“잘 보여요”
“연세가 어떻게 됐어요”
“팔십 됐어요”
작은 목소리에도 청각이 밝다
“소설이 재미있을 텐데 시집을 보세요”
“소설도 읽어요”
수줍음이 깃든 연륜이 아름답다
자그마한 키에 흰머리 일색의 할머니
문학소녀 같다
귀도 잘 들리고 글씨도 잘 보이는 할머니가 놀랍다
내 나이 팔십이면 어떻게 될까
이승과 저승 사이에서 헤매지는 않을까
오십이 넘으면서 삐걱거리는 곳은 한두 군데가 아니다
안경 쓴 제는 몇 십 년, 그 나마 유지는 할런지
[스토리문학 발표 200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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