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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의 産故
박가월
시를 쓴다는 것은 고뇌의 시작이다
불을 끄고 잠자리에 누웠다가도
한 줄의 시상만 떠올라도
발작적 동작에 의해 벌떡 일어난다
시 쓰는 연륜이 짧든 길든
자다가도 홀연히 깬 새벽에
스치는 영감을 놓치지 않기 위해
일어나 불을 켜고 메모를 한다
써 놓은 작품이 풀리지 않을 땐
고뇌하며 잠 못 이루고
뭔가 생각하고 또 생각하며
글자 하나를 놓고서도 고심에 고심
고쳐야 할 알맞은 단어가 잡히면
괴로움 속에 행복을 찾는 詩의 열매
누가 시켜서 하는 것도 아닌데
시를 안 쓰면 뭘 잊어버린 것 같고
변보고 밑 안 닦은 찜찜한 취미
덜 익은 시에 두뇌는 사과 빛을 만드느라
이 색깔 저 색깔을 거듭 내보이지만
열 달의 산고를 거쳐도
詩는 항상 미숙아를 낳는 심정
언제나 만족감의 해답은 없다
부적절한 관계에서 사생아를 낳는
여인네의 불안과 초조
시를 쓴다는 것은 고뇌의 연속이다.
[시집: 한 남자의 한달생활비내역보고]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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