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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라 이야기
박가월
파도가 밀려왔다 밀려가는
심해의 섬 외딴 곳에
호기심 많은 아기소라는
먼 곳이 마냥 보고싶어
만류하는 엄마소라를 뒤로 하고
잔잔한 물모래 언덕에 올라
수평선이 바라보이는
다른 세상 風景을 엿보다
몸이 가벼운 아기소라는
갑자기 밀어닥친 큰 파도에
휩쓸려 수천 길 물 속
낭떠러지로 가로막혀
오도 가도 못 하는 이웃 섬에
엄마와 떨어져 살게 되었답니다.
주체할 수 없는 외로움에
아기소라는 후회하면서
엄마소라가 보일 것 같아
낮이면 물가에 키를 세우고
엄마 섬을 바라보다 물에 잠기고
밤이면 쏟아지는 별빛 아래서
엄마 섬을 그리워하며
아기소라는 파도 소리에
늙어늙어 굴곡의 껍질은
공명으로 남았답니다. 그것이
사람들은 소라의 追憶이라고
껍질을 주워 귀에 대면
가엾은 영혼의 선율처럼
껍질 속에는 파도가 흐릅니다.
[월간 문학세계 발표 20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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