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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초
박가월
조상 묘지에 자손이 왔다고
굉음을 울리는 예취기가
떠들썩하니 조상 묘를 어지럽게 벌초한다
소리만큼이나 손놀림이 떠들려
성의 없음이 처삼촌같다낫으로 풀을 벨 때는
가족들이 오순도순 모여서
정겹게 조상에 대한 면모를 일러주고
묘와 밀착하여 대화도 하고
자손이 경건하게 산소를 가꾸었다지금은 묘를 찾자마자
드르렁 요란스럽게 기름을 태우며
예취기가 휑하니 지나가니
잡초는 뽑지도 않고 잘려나가
반시간도 안 돼 묘 한 장을 단발한다시간 단축시대에 살면서
앉아서 돈이면 벌초를 대행하고
차를 몰고 예취기 하나 짊어지고 올라가
풀약을 써서 나무를 죽이고
올라가기 바쁘게 풀을 베고 내려온다.
201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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