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목차
반응형http://blog.daum.net/gawoul/14682765
노을
박가월
가신 님 언제 오시려나
온다는 소식 없어도
어제도 오늘도 오는 양
동구 밖 노을 든 강나루에
까치가 날아와서 지저귀니
하던 일 심란하여
일손 멈추고 님 마중 나왔노라
노을 드는 저녁이면
님 생각이 사무치게 그리워
소식도 없는 님이
웬일인지 오는 것 같아
해 넘어갈까
夕飯도 거르고
날마다 님 마중 나오너라
으레 전해 오는 이야기는
안 오던 사람도
노을 드는 저녁이면
더러는 찾아오고
만나서 반가운 회포를 나눈다는데
내 님은 그렇게 오시려나
사뭇 기다려지어라
서산에 걸린 해는
집 찾는 길손을 재촉하고
나룻배는 오고가며
모두들 님 마중 와
만나서 돌아들 가는 데
강 건너 석연은 애처롭고
내 님은 무정하여라
강가에 노을이 드니
물새들도 집을 찾을 찾는데
날 두고 서울 간 님은
어디메서 계신고
기다리는 이 심정에
서산에 까마귀만
야속하게 울어 대누나
님은 아니 오시나요
소식을 전해 주던 까치도
보금자리 찾아서
어디론가 날아간 지
벌써 오래 전인데
내 님은 어느 곳에서 쉬는고
어느 곳에서 꿈에 취했는고
노을 든 강물은
그리움을 안고 돌더니
사무치게 밀려오던 그리움도
노을이 지고 나니 허전한 마음이여!
그냥 갈까 하여도
저기에서 오는 것 같아
기다리고 기다리고 기다리노라
아니 오시는 님
오늘도 아니 오시나요
해 넘어가니 강바람은 서늘한데
달은 중천에 올라서
오늘도 밤늦게까지
기다리다 혼자 돌아가노라.
1977.5.29.
(은별 러브하우스 사진)
반응형'책Book > 박가월(박완규,박그네 작은아빠)' 카테고리의 다른 글
유리창에 매달린 호박 view 발행 | 신작시1 별 2012.07.22 02:40 (0) 2019.05.03 개나리 view 발행 | 作品記錄室 별 2012.07.22 02:42 (0) 2019.05.03 저러다가는 오래 못 가지(1~7) view 발행 | 발표작 떠돌이별 2012.07.22 02:44 (0) 2019.05.03 쌈지길 view 발행 | 신작시1 별 2012.07.23 05:00 (0) 2019.05.03 눈 내리는 밤에 view 발행 | 발표작 떠돌이별 2012.07.25 05:00 (0) 2019.05.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