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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의 어머니
박가월
거리에 찬바람이 일면서 노모는 기력이 쇠약해졌다
무에 바람이 송송 들어
쓸데없는 곳을 칼로 잘라 버리면
쓸게 별로 없는 것처럼
어머니의 몸은 성한 곳이 없다
몸은 바삭 마른 나무 밑동아리 고자빼기다
눈은 보이는데 앞에 운무가 낀 양 불투명하다
다리는 절룩거리고
발가락은 욕창이 생겼다
죽을 드신다
벽, 상, 소파를 의지해 일어나
찾아온 아들 먹이려고 주방을 뒤진다
몸이 안 따라줘 때로는 욕까지 내뱉는 92살
“왜 오래 사는지 모르겠다?
고단한 삶의 아픔을 토로한다
아들이 해줄 것이라곤 부담을 안기면서
찾아뵙는 것밖에 없다
바라보는 마음이 안쓰러워 코끝에 격한 감정이 스친다.
[시집: 한 남자의 한달생활비내역보고]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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