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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탄가(慨歎歌)
――70~80년대 판자촌 시대의 비극
박가월
아이고 내 팔자야
아이고 답답 설움제야
前生에 무슨 죄로 태어나서
요모양 요꼴로 산단 말인가
남들은 서방을 잘 만나서
팔자를 고친다는데
팔자가 늘어진다는데
요년의 신세는
서방을 잘못 만나
팔자가 웬수(怨讐)로구나.
아이고 내 팔자야
아이고 답답 설움제야
이년의 놈의 서방은
속썩여 나를 말려 죽이려 하나
쌀도 다 떨어졌는데
어데 가서 처백혀
오지 않는단 말인가
沃田沃畓 다 팔아먹고
그것도 부족해서
오늘도 집에 안 들어오고
노름하는가
지 처 새끼들은
생각도 않는단 말인가
한번 나가면 오지 않으니
내 어찌 이런 서방을 얻었단 말인가.
아이고 내 팔자야
아니고 답답 설움제야
이년의 쌍년의 팔자는
새끼꺼정 태어나서
지에미 속을 지지고 볶고
장을 지지듯 속을 썩이네
「왜 싸우고 울어? 이 연놈들 안 그쳐!」
지애비 닮아서 지애비마냥
지에미 속을 뒤집어 놓네 그려.
아이고 내 팔자야
아이고 답답 설움제야
서방도 서방 노릇을 해야 서방이지
이놈의 서방 오기만 해 봐라
내 오늘은 가만 있지 않을 테다
멱살을 붙잡고
땅바닥에 내동댕이쳐서
아주 버릇을 고쳐 놓고 말 테다
아주 손목아지를 끊어 놓고 말 테다
이제는 악뿐이 안 남았다
나도 이판사판이다.
아이고 내 팔자야
아이고 답답 설움제야
사는 게 무엇인지
어떤 연놈의 팔자는
3층 양옥집에다
자가용을 굴린다는데
요년의 팔자는
판자집에다 굶기를
목에 거미줄 쳐도 모를 신세
부잣집 개만도 못하다니……
아이고 내 팔자야
아이고 답답 설움제야.
1980.10.16.
[제주도 선녀와 나뭇꾼 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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