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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의 노트
박가월
마로니에 공원에
낙엽을 모으는 소녀가 있습니다.
소녀는 낙엽을
노트에 예쁘게 간직하고는
어느 시인에게
낙엽의 편지를 띄웠습니다.
시인은 낙엽을 받아보고
낙엽에 사랑의 시로 승화시켜
소녀에게 보내었습니다.
소녀는 시를 받아보고
아름다운 연가에 매료되어
시인을 만나고 싶어
또 낙엽을 편지를 띄웠습니다.
시인도 낙엽의 편지를 받고
소녀가 만나고 싶어
소녀를 그리는 시를 써 보내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소녀와 시인은 마로니에 공원에서
붉게 물드는 단풍처럼
아름답게 가을을 수놓았습니다.
가을이 깊어기면서
소녀와 시인은 사랑을 하였습니다.
1982.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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