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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항아리
박가월
내가 태어나기 전부터 우리 집에는 큰항아리가 있었다. 쌀 세가마니가 들어가고 물지게 열두 짐이 들어갔다. 우리 집에 온 내력은 부잣집이 망하면서 내놓은 것을 욕심이 나서 어머니가 몇 푼 주고 사다 놓았단다. 부잣집에서 나왔으니 재물이 생기는 항아리로 믿었다. 시골에서 두 번이나 이웃 마을로 이사 다니다 서울까지 옮겨오며 같이 살다가 내가 총각 때 형님과 살림을 분가하면서 이별을 하였다.서울 정릉 낯선 산동네로 이사 오면서 물항아리로 쓰였다. 아랫동네 공동수돗물을 길어다 마당 장독대 옆에 있던 항아리에 물을 부면서 항상 채워져 있었다. 바람이 물 위를 지나가면 물결이 일고 푸른 하늘과 구름이 흐르고 달과 별이 물속에서 출렁거렸다. 어렸을 적에 우리를 돌봐주고 생활을 같이 하던 항아리는 우리 집 애환을 담고 지구 어느 곳에서 뉘 집 가문의 생활을 지키며 역할을 하고 있을까.
2008.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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