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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눈 내리는 밤
박가월
여기는 첫눈 내리는
汝矣島 51․6 廣場
강북 다리에서 강남으로 걸어서
쉰여섯 번째의 가로등 아래 나는 섰다
가로등불이 켜지고
첫눈 내리는 저녁 일곱 시
삼백예순날 단 하루 그 시각
어느 소녀와의 약속장소
이름도 주소도 모르고
얼굴조차 기억하기 어려운
첫눈 내리는 밤, 쉰일곱 번째의
가로등 아래 소녀라는 것 밖에 모른다
첫눈 내리는 밤, 가로등 아래
외로움에 젖어 있을 때
소녀를 발견하는 순간
나는 만나고 싶어 다가갔다
말없이 내가 손을 내밀자
소녀는 감사와 우정의 손을 주었다
우리는 가로등 아래 벤치에 앉아
다정히 이야길 나누었다
외로움을 알아주는 사람끼리
같이 있다는 것이 위안이 되고
행복하여, 우정을 약속하고
이때를 기리기 위해 만나기로 했다
나는 강북 다리를 건너서
소녀는 강남 다리를 건너서
한강이 들러 쌓인 광장 이곳에 오곤 하였으니
소녀가 오던 가로등 길을 바라보고 있다
올해가 못 만난 지 삼년
해마다 한번 약속이 있기에
어느 핸가에는 만나리니
첫눈 오는 저녁이면 해마다 나오노라
나는 쉰여섯 번째의 가로등
소녀는 쉰일곱 번째의 가로등
자기 위치에 있다가 만나서
첫눈 내리는 여의도를 걷기로 했다.
1978.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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