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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갓집
박가월
사랑하는 아내가 태어나서 자란 곳.
무라지 가던 날, 집안 친척 한바탕 소나기구름처럼 몰려왔다 쏟아 붓고 물러가매 조용한 안방에 그녀의 어머니는 어려만 보이는 딸이 미덥지 않아 왼심하는 말을 나는 웃방에 누워 모녀의 속정을 엿듣게 됐다 “시집갔으니 시집 가훈을 익혀 집안 어른들에게 굄을 받으라”는 당부가 방안에 믿음으로 영근다.
처녀 때 거처하던 이 방은 그녀의 손길과 눈길이 그리고 영혼이 안 닿은 데가 없어 자못 체온이 느껴져 덧정이 인다 내가 바라보는 더그매에 그녀는 수많은 꿈을 그렸으리라 그녀가 꿈꾸었던 방에 나의 꿈도 포개 본다 간살의 바람막이던 매흙의 벽마저도 그녀가 몸담았던 이유만으로도 헛되이 보이지 않는다.
집뜰에 묻혀 그녀를 지켜 주던 감나무의 나이테는 나의 역사도 가입하고 툇마루에는 그녀가 앞서 앉아 엉덩이를 붙이고 보릿고개 넘던 마당가의 해묵은 절구통의 사연과 구석에 처박힌 맷돌의 절규하던 소리 그리고 건너 방 문 옆에 놓인 다듬잇돌, 어머니의 恨을 달래던 다듬이 가락의 애환도 그녀는 진한 삶이로 각인되었으리라 사랑하는 나의 처갓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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