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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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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박촌의 밤 풍경
밤이었다. 민박촌의 밤 풍경은 고주눅하기까지 했다. 달빛이 환하게 비쳐나오는 어느 집마당 안에서였다.
우리는 정말이지 옛날의 이야기에서나 있음직한 허연 노인 한 분을 만날수 있었다.할아버지는 너무나 늙고 쇄장해서 우리는 그냥 나올 수밖에 없었는데, 그때 잠깐이나마 문턱너머로 주고 받은 대화가 퍽 인상적이었다.
"혼자세요?"
"아니"
"그럼 모두들 어디가셨죠?"
"서울 간 놈도 있구, 읍내가서도 살구. 또 군대간 놈도 있지."
"음, 그럼 결국 혼자나 마찬가지쟎아요."
"할망구가 있어."
"할머니는 어디 계시는데요?"
"읍내사는 며느리 회복관하러 갔어."
"오늘 밤엔 혼자 주무시겠네요?"
"그래."
"무섭지 않으시겠어요?"
"무섭긴, 내가 무슨 죄졌나?"
"그래두 그렇죠, 아들 딸이 모셔가야 되쟎아요."
"천만의 말씀! 여긴 내 고향이야."
"음, 늙으면 이렇게 태평해 질수 있는 건가요?"
"아니, 태평스럽지는 않지"
"왜 그렇죠?"
"자식들이 말짱 각지에 흩어져 사는데, 어찌 마음을 놓을수 있겠어."
그리고 할아버지는 나직이 웃으셨다.
할아버지는 대문밖까지 나와 우리들을 배웅해 주셨다.
들어갈 땐 몰랐는데, 나가보니토방한쪽 귀퉁이에 하얀 사기 그릇하나가 눈에 띄였다. 그
위에 찰랑찰랑 물을 담아 놓았는데, 가서보니 밑바닥엔 마침 덩그란 보름달마저 가라앉아 있었다.
신기하게 느껴져서 그곳에 눈길을 주고 있었더니 할아버지가 옆에 와서 싱겁다는 듯 말을 거들었다.
"쓸데없는 줄 다 알지만, 다 사람 사는 짓거리지. 자식들이 말짱들
흩어져 사니까, 부모 정성으로 그래 보는 거야."
문득 가슴 한복판에서 뜨거운 것이 꿈틀거림을 느꼈다.
노인네 당신 한명쯤이야 외롭거나 말거나, 집나간 자식들만 염려되어 그날 밤은 할머니마저 딸려 보내고, 그래도 또 모짐이 맺혀 한 그릇 정화수를 떠 받쳐 놓고, 허전함을 달래야 했던 그 할아버지의 마지막 정성.
** 중학생때였나, 새벽녘 라디오에서 들었던 이야기. 너무 좋아 내용을 테이프에 녹음해 받아적어 놓았었다. 그렇게 라디오를 들으며, 마음을 달래던 시간들이 그립다. 고즈넉함, 여유, 휴식을 느끼고 싶을 때..**300x250'일상 다반사 > 사진'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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