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ta name="naver-site-verification" content="577b8ef413b228b8045feff917a229419ec04aa3" /> 남쪽을 다녀와서 | 수필작 별 2013.03.26 22:29 :: IRA♧

IRA♧

순수한 열정을 닮고 싶은 배움쟁이

  • 2019. 5. 1.

    by. ariariari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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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ttp://blog.daum.net/gawoul/16139757



       

      남쪽을 다녀와서

       

      처음에 우리 일행은 목적지도 정해 놓지도 않고 남쪽으로 떠나자고 날짜를 잡았다. 서울에서 10시에 출발하여 우선 가면서 통영으로 목적지를 잡았다. 진주 시내로 들어가 논개의 촉석루가 바라보이는 남강을 넘어 한적한 시골길 외진 곳에서 라면으로 점심식사를 간단히 마쳤다. 통영으로 국도를 잡았는데 가다보니 삼천포로 빠져버렸다. 이 길에서 삼천포를 빠진다는 속담이 생겨났나 하는 생각과 농담을 하면서 삼천포를 들어섰다. 연육교를 통해 늑도, 초양도를 지나 남해 단항을 거쳐 해오름 예술촌에 들러 커피를 사들고 쉬었다. 미조면을 들어서니 푸른 바닷가 길은 마늘밭이 많았다. 상주해수욕장은 물이 맑고 아름다웠다. 모래밭을 걸리다 민박을 찾다가 드므마을까지 넘어가 민박을 정했다. 아직 피서객이 없고 손님을 맞는 민박집도 없어 여러 집을 다녀 구하였다. 비수기라 방값은 쌌다. 조용한 어촌, 배도 13척이 정박했다. 일행은 여장을 풀고 밥을 해먹었다. 나가서 바닷바람도 쇠고 낚시질하는 것도 구경하고 늦게 잠이 들었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 바닷가를 거닐다 조개를 잡고 양식장에서 떠밀려온 홍합도 주워 삶아 국물을 먹었다. 어제 저녁 한잔 먹고 속 푸는데 아주 좋았다. 짐을 꾸려 금산으로 향했다. 드므마을 부근에는 진달래꽃과 지나는 길에는 생강나무꽃 개나리꽃이 드문드문 보였다. 산 속으로 얼마를 달려 들어간 금산 보리암은 절경이었다. 산 정상을 올라가는 길은 안개가 끼었다 걷히었다 했는데 절로 올라가는 언덕에 안개가 끼어 앞서 검은 양복을 입고 걸어가는 세 명은 저승사자 같은 풍경이 그려졌다. 보리암 3층 석탑에 기도를 하면 소원이 이루어진다는 말을 듣고 석탑에 소원은 얹어 기도를 했다. 원효대사가 기도하던 넓은 바위, 이성계가 개국 기도하던 곳, 여인을 그리워했다는 상사암, 보리암에서 상주해수욕장을 내려다보는 경치는 그림 같았다. 아름다운 산을 뒤로하고 화개장터로 항하였다.

      섬진강 길을 따라 최참판댁에 도착하여 평사리 들녘을 바라보니 드넓은 땅이 한눈에 들어왔다. 화개장터는 장날인지 사람이 북적댔다. 엿을 사들고 쌍계사 경내를 둘러보고 길거리에서 해용이란 끓인 약재를 마시고 내려와 광양으로 향해 지나는 길에 매화축제에 참석하여 섬진강 벚굴과 재첩무침으로 요기를 하고 넓은 밭의 매화꽃에 파묻혀 사진도 찍고 행사도 구경하다 여수로 향하였다. 어둑어둑해서 오동도를 둘러보고 돌산대교를 건너 항일암 가는 바닷가 마을에 펜션으로 들어갔다. 비수기의 혜택으로 반값에 여장을 풀었다. 식사는 해먹는 것으로 준비를 하였지만 늦어 사먹자고 나왔다. 제철이 아니라 사람들이 없어 식당도 일찍 닫아 해먹기로 하고 갓김치를 사려고 슈퍼에 갔지만 파는 곳이 없어 펜션주인께 갓김치를 얻어 청국장을 끓여서 식사를 하고 피곤하여 일찍들 잤다.

       

      아침에 일어나니 안개가 끼기 시작했다. 항일암 입구에 주차를 시키고 그곳에서 운행하는 버스를 타고 들어가니 안개비가 내렸다. 항일암 절벽에서 바다를 보지는 못했지만 주위가 기암절벽이었다. 그런 곳에 절을 지었다는 게 신기하기만 했다. 이제까지 절을 찾아간 중에 보리암과 항일암이 가장 멋진 절경에 절을 지었다. 황금단청은 해가 뜨고 질 적에 아주 멋진 장관을 이룰 것 같았다. 내려오면서 비가 옷이 젖을 정도로 내렸다. 돌섬을 나오면서 갓김치와 고들빼기를 샀다. 벌교로 가서 유명한 꼬막으로 점심식사를 하고 시장을 둘러보고 딸기와 직접 까서 파는 키조개를 사서 차에 실었다. 그리고 낙안읍성으로 들어가 옛 성을 주전부리를 하며 들러봤다. 집집마다 사람이 살고, 한 가지씩 우리의 옛 선조들이 쓰던 공예품을 만들었다. 이를 태면 짚으로 공예품을 만들고 베틀을 짜고 우리문화를 체험하는 현장으로 꾸며 놓고 관광객을 맞는 특성을 갖추고 있었다.

       

      우리는 낙안읍성에서 구례로 가는 길에 상사호를 끼고 돌아 선암사를 들러봤다. 구례는 산수유 축제날이었다. 기념행사가 끝나고 저녁 무렵 한산한 분위기였다. 우리는 행사장에 들려 지리산 한우를 사들고 산수유 마을로 들어와 차로 한 바퀴 돌아 민박 가격을 물어보고 펜션으로 싸게 들어갔다. 우리는 저녁밥을 지었다. 저녁은 푸짐했다. 벌교에서 산 키조개와 여수 돌산에서 산 갓김치, 고들빼기김치와 사면서 덤으로 준 물김치, 소고기, 구워먹는 소고기는 쫄깃하고 특유의 향기가 있는 한국산 한우였다. 키조개의 살짝 뒤치어 먹는 부드러운 맛은 소고기의 기름기를 깔끔하게 씻겨주는 맛이었다. 고들빼기도 밥에 앉혀 먹는 맛은 일품이었다. 벌교에서 사온 딸기는 주먹만 한 것이 아주 신선하였다. 하루의 피로를 풀어주는 포만감이었다.

       

      우리는 아침을 먹고, 처음 형성된 산수유 마을을 걸어서 구석구석 둘러봤다. 아침인데도 사진작가들이 많이 와서 작품을 찍느라 분주했다. 우리는 펜션으로 들어와 한일전 야구를 보면서 점심을 시래기국으로 간단히 하고 야구가 끝나면서 서울로 향했다. 오면서 전주 시내로 군산을 거쳐 광천 오천항을 둘러보고 굴(석화)이 유명한 천북마을에 들려 굴을 구워먹는데 양이 많아 다 못 구워먹고 남는 것은 까놓은 굴로 바꿔 달라니 인심 좋게 듬뿍 싸준다. 서울에 도착하니 늦은 밤이다. 이번 여행은 조개류만 먹고 다닌 것 같다. 여섯 종류는 먹었다. 구애받지 않고 가고 싶은 곳으로 그때그때 방향을 잡으며 쫒기지 않는 여행을 마음도 편안하게 했다. 3박 4일간 많이도 쏘다녔다.

       

       

      2009/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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