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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움의 神話
박가월
상현달이 가을 저녁을 스산히 비춘다
쓸쓸하고 외로움이 빛나는 窓門에
오동나무 잎새가 진다
잎 지는 그림자 희미하게 창가에 어리는 것이
그리운 님이 찾아와서 날 못 부르고
문 밖에서 서성대는 것 같아
혹시나 문을 열어 본다
――갈잎은 뜨락에 뒹굴고 세상은 고요하고 쓸쓸하다
마음은 한없이 빛나고 사랑은 그립다
아, 상현달 비추는 이 가을밤에
지나는 길손이라도 붙잡고 그리움을 하소연하고 싶다.
[월간 문학세계 발표 20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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