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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시인의 肖像
박가월
본시에 시인은 쓸개와 간肝이 있었습니다
시인은 그것이 아무 소용이 없었습니다
그리하여 쓸개는 뽑아서 한약방에 갖다 주었고
간은 거북이에게 보내었습니다
시인은 한 번의 울음으로 사랑을 해방시켰고
한 번의 울음으로 자유의 날개를 폈습니다
이러한 시인은 울음으로 꽃을 피우고
울음으로 행복을 찾았습니다
시인은 항시 악의가 없고
누가 하자는 대로 따랐습니다
그러나 마음은 결백하였습니다
옳은 일은 손해를 봐도 하였지만
그른 일은 추후도 후회하지 않는
진실을 찾았습니다
시인은 인정이 많아 남을 도왔고
돕는 일에는 희생을 무릅쓰고 찾아 하였습니다
남에게 싫은 소리는 티끌만치도 하지 않았고
남의 싫은 소리는
들어 모아 바람에 실어 날려 보냈습니다
남의 괴로움을 같이 괴로워하면서
남의 잘못을 이해해 주면서도
시인의 잘못은 용서하지 못하고
몹시 자책하였습니다
겸손과 자상함을 생활의 신조로 여기고
자유로운 물결을 추구하고
인정의 바람 따라 흔들리는 착하디착한
이러한 시인은 어느 날 죽었습니다
…… 그 후 ……
시인의 무덤을 찾아 주는 이는
한 사람도 없었습니다
무덤에는 풀이 무성하고 바람만이 불었습니다.
1983.12.31.-1984.1.1.
(원시인옵빠 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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