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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의 언덕
박가월
작은 언덕 너머에 고향 집이 있었습니다
철따라 꽃이 피고 소쩍새 수리부엉이 울었습니다
할아버지에 할아버지가 넘나들고
할머니가 넘고 아버지가 넘나들던 곳
어머니가 넘고 자식들이 넘나들었습니다
늦게 귀가하는 날은 어머니가 언덕에 나와 아래를 내려다보며 우리를 기다렸습니다
순이 아니냐?
예, 엄니!
………………………………………
왜 이리 늦었냐. 빨리 가자 배고프지!
가방을 받아 쥐곤 손을 잡고 동무가 되어주시던 어머니!
풀냄새 그윽한 궂은 날의 함초롬한 언덕은 어머니의 목소리만 들려와도 올라가는 길은 포근했습니다
달 밝은 언덕에 어머니의 모습은 아름답지 않아도 행복했습니다
소쩍새 우는 언덕을 어머니와 말동무되어 지나가는 길은 풀벌레도 숨죽이고 엿들었습니다
그네들을 멀리하고 떠나온 언덕
우리 아이들에게 무언으로 사랑을 가르쳐 주고 싶은 땅입니다.
[현대인 발표 20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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