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에게 길들려진 남편 | 시작품2 별 2010.02.08 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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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에게 길들려진 남편

 

    박가월

신혼 첫 달, 월급 타서 돈만 갖다 주니
돈엔 별 관심이 없다는 듯이
월급봉투만 주면 돈엔 신경을 안 쓰고
간섭하지 않을 것 같이 말을 한다
다음 달 월급봉투에 용돈을 넉넉히 떼고 줬다
용돈은 달라는 대로 줄 테니
우선은 다 가져오라고 살갑게 다가온다
다음 달 봉투하고 돈을 다 갖다 주니
둬달 지나 용돈이 쓸데없이 많이 들어간다고
못 마땅한 표정을 지으며
기본적인 생활유지비만 주고
타 쓰라고 돈 봉투를 백에 집어넣는다
경조사에 돈을 타 쓰다 보니
타 쓸 때 마다 잔소리에 귀가 따갑다
그 다음 해에 통장으로 월급이 들어가니
돈은 더 짜져 나올 구멍이 없다
남편 길들이는 법도 순서를 정해 조여 왔다.

 

2009.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