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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호등 앞에서
박가월
네거리 모퉁이에 나는 멈췄다
신호등이 길을 막고 서서
급해도 돌아갈 수 없고
갈 수 있는 길은 위반뿐이다
잘 정돈된 신호체계에
위반은 질서를 무너뜨린다
건너편 신호등에서 신호가 바뀌고
사람들이 건너가고 있다 내가
건너가려면 순서를 기다려야 한다
나는 옆도 안 보고 살아왔는가
기다리는 시간이 답답하다
이왕 멈춰 선 시간인데
잠깐 하늘을 보고 여유를 갖자
쫓겨서 살아 여유가 없었나
다음 신호에 건너가도 그만인데
뭐가 급해 마음은 안달했는가
한 신호 늦춘다고 달라질 건 없다
길을 서두르면 앞서 가지만
쫓기는 사람은 항상 쫓겨 살고
여유 있는 사람은 항상 여유가 있다
신호등이 가는 길을 막고 선
이 시간만이라도 지키는 질서에
이제 마음의 여유도 가져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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