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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반응형등산
박가월
배낭을 메고 산을 오른다
올라오라는 사람은 없는데
만나야 할 사람도 없는데
가쁜 숨을 몰아쉬며
땀을 닦고 또 닦고
부지런히 발을 옮긴다寶物을 찾는 것도 아닌데
산이 좋아 산을 오르는데
땀을 식혀 천천히 가도 되련만
땀을 식혀 주는 바람이 불면 좋으련만
바람은 소리만 요란하게
나뭇가지 위에서 겉돈다힘이 부쳐 잡은 나무는
앞서 지나간 客들의 손때가
보고만 가기에 아깝게
맵시 있게 벼랑에 붙어 있다
죽어서도 도움을 주는 의지木인데
살아 있는 나는 해가 되고
도움은커녕 짓밟는다배낭을 메고
산과 어우러지기 위하여
산이 좋아 산을 오른다
산은 나를 包容하고 있다
찌들고 고달픈 인생사
정상의 고지가 나의 정상인 것 같아
산을 오르고 또 오른다.
1996.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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