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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밤에 그런 것을 보고
박가월
비좁은 방에 식구들이 모여 자던 밤
우연히 아버지와 엄마가 하던 사랑을
어려서 모르고 자다가 숨죽이고 보았다
누가 한 분 싸우다 다칠 것 같은 무서움에
불안해하다 조용해지면 잠들곤 했었다
이 녀석이 간밤에 그런 것을 보았는지
아버지와 엄마가 하던 사랑을 흉내 낸다
남 다자는 밤에 은밀히 하던 사랑을
분명 잠에서 깨어나 숨죽이고 보고서
낮에 소꿉놀이에 동무한테 써먹는 것이다
보고 느낀 것을 장난삼아 놀이하는데
혼내줄 수는 없고 그냥 둘 수도 없어
누가 볼까 낯 뜨겁고 민망스러워
돈 주고 가게 가서 사탕 사먹으라고
훼방을 놓고 말았다 그 순간을 피하느라.
[월간 스토리문학 발표, 200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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