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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차직업
박가월
나는 밀가루 공장
트럭을 쫓아다니며 하차를 한다
20킬로의 가볍지 않은
밀가루 포대를 나르느라
하루 세 차례 트럭을 쫓아다닌다
8톤에서 16톤 사이를 내리는데
작업시간은 많지 않지만
차타고 오가는 시간이 많이 걸린다
쉬운 곳은 한 번에 내리지만
손수레에 실어 나를 때도 있고
내려서 옆에 쌀 때도 있고
두 포대씩 등에 메고
좁은 골목을 갈 때도 있고
2층을 메고 올라갈 때도 있다
한 포대를 가지고 세 번을 옮길 때도 있지만
잘 만나면 쉽게 일하고
된통 걸리면 하루가 뻑적지근하다
여름에 하차 일을 시작하며
무방비 상태로 땡볕에 노출돼 일을 하면
어지럼증에 땀을 뻘뻘 흘리고
더위에 지쳐 페트병에
물을 벌컥벌컥 들이키며
서울경기 일대를 돌아다닌다
가을볕 차안에서 거리를 달리며
이곳저곳 경치를 바라보고
맑은 하늘과 한강변 사진을 찍고
산과 길의 단풍을 즐긴다
몸은 고되도 하니까 할만하다
시작 3개월은 몸이 성한대가 없이 아팠다
새로운 근육이 생기고 발달되느라
아파서 근육이완제를 먹고
손가락이 아프고 엉덩이 근육이 놀래
한방에서 침을 맞았다
허리가 약해 허리를 조심하며
가을이 서서히 물러가고
겨울 초입을 겪고 있는 중이다.
2012.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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