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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동차 안 풍경과 나
박가월
11호선 주안역
아침엔 종점이 가까워 앉는다
인천 지하철 부평역
환승입구 교차지점 플랫폼
한 발작이라도 일찍 내려 갈아타려고
붐빈다
이동이 많은 장소
내리는 사람이 많아 순간 빈자리가 난다
다 내리기도 전에 자리를 차지하려고 비집고 들어간다
기름 값 아낀다고 차는 세워두고
핑계 삼아 전동차 안에서 책을 보는데
점잖은 모습은 아니다
앉아 졸 수 있어 예의는 저당 잡혔다
앉을 수 없으면 전동차 한대를 보내고
기다려서 빈자리에 앉는다
앉을 자리가 없으면 노약자 자리에도 앉는다
아침이 피곤해 책을 보다 존다.2
인천 지하철 동춘역
퇴근 시간엔 빈자리가 없다
전동차 한 칸
양쪽 마주본 긴 좌석 여섯 개
양쪽 가장자리 좌석 네 개
긴 좌석 하나에 여섯 명이 앉는다
가장자리 노약자 좌석은 세 명모두 앉은 긴 의자엔
젊은이들은 앉아 휴대폰을 만지며
문자를 보내는 사람
게임을 하는 사람
영화, 드라마를 보는 사람
노래를 듣는 사람
나이 지긋한 사람이 책을 보고 있다주위를 둘러보니 평균 그렇게 앉았다
전동차 한 칸에 책보는 사람은
앉아 있는 중에 여덟쯤 된다
하는 것 없는 사람은 나이 드시고
서서 가거나 앉아서 눈을 감고 있다내 모습은 어떠한가
가방을 어깨에 메고 서서 책을 보거나
잘 걸려들면 일어나는 자리에 앉을 수 있다
서서 가다 앉으려 노력하고
바로 앞에 자리가 나면 양보할 순 없다
나보다 훨씬 나이가 많다면
앉는 게 가시방석 같아 앉으라고 권한다
동춘역에서 부평역 21분
부평역에서 주안역 11분
짧은 이동 시간에 주로 책을 읽는다.
201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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