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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에게
황진이 매력을 논하노라
박가월
장미,
아름다움의 여신
화려함을 누구와 견주겠는가
매력을 비교할 수 없다
장미,
하지만 손꼽으라면
조선시대의 독보적인 명기
화려한 그 이름 황진이를 말하노라
미모와 식견을 겸비하고
악기와 춤과 창에 능통한 여인
지적인 매력이 향기로 번져
지성의 남성들이 저절로 도취되었단다
장미,
도도함을 뽐내지 마라
유혹의 자태라면
네 아름다움 능가하는 황진이가 있다
마리아 릴케가 너를 흠모해
가시에 찔려 죽었다지만
황진이를 사모한 총각이 상사병에 죽고
십년 세월 도를 닦던 중이
황진이에 반하여 공든 탑을 무너뜨렸단다
꽃으로 비교한다면
너와 견주어도 남음이 있으리라
장미,
황진이도 없는 이 세상에
네가 왕관을 쓰는구나
지금은 너같이 아름다운 꽃도
인물도 가고 없더라
내가 네 곁에 언제까지 머무를 줄 모르지만
너의 레드 흠모하리라.
2013.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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